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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며칠 심한 변비로 고생하고 있는 엄마가 대장내시경을 보시고 싶다고 하셨다. 검진센터나 큰 병원의 대장내시경 예약은 보통 일정이 많이 밀려있어서 동네 의원 중 내시경 잘하는 곳이 있나 찾아보다가, 왕십리역에 있는 서울으뜸내과에 전화를 걸어 위내시경과 대장내시경을 같이 예약했다.
대장내시경 병원 예약
다행히 원하는 날짜에 일정을 잡을 수 있어 일주일 후로 내시경 날짜를 잡았다. 서울으뜸내과는 365일 쉬는 날 없이 일요일에도 진료를 보신다. 언제 쉬시는 거지… 이 일을 사랑하지 않고서야 그럴 순 없겠단 생각이 들었다. 원장님이 소화기내과 전문의시고 내시경을 전문으로 하신다기에 걱정을 덜고 예약하게 되었다.
장 결정제 복용
대장내시경은 장을 비워주어야 가능하기 때문에 3일 전부터 음식을 조절해야 하고, 전날 금식에 약까지 먹는다. 예전에는 쿨프렙이라는 물약으로 몇 리터씩 다 먹어야 해서 더 힘들었는데 요즘에는 오라팡이라는 알약이 등장해서 보다 쉽게 장 청결이 가능하다. 엄마도 알약으로 정해서 들고 오셨는데 알약은 비급여라 3만 원 정도의 돈이 추가된다.
내시경 3일 전부터는 카스텔라, 바나나, 죽, 두부 등의 소화 잘 되는 음식으로만 드셨다. 씨나 해조류, 잡곡류 등은 장에 남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 검사 1일 전 오후 2시 이후에는 반드시 금식을 해야 한다. 대장내시경 전날 먹어도 되는 음식은 미음과 물. 참기름, 간장도 막을 형성할 수 있다고 하니 피해야 한다.
검사 전날 저녁 6시에 1차로 오라팡 알약 12알을 먹어야 한다. 천천히 5분에 2정씩 총 30분 동안 14정을 먹고, 물 1L를 1시간 동안 마셔야 한다. 그런데 아뿔싸~ 잠시 낮잠을 자다 일어나 보니 이미 새벽에 먹어야 하는 2차 분량까지 총 24알을 1차에 다 드신 거다. 약이 잘 안 받으면 구토를 하고 그럴 수 있다는데 다행히 그런 증상은 없었지만 나중에 내시경 보니 장이 잘 안 비워졌다고 하셨다. 힘들게 내시경 받아놓고 다시 또 해야 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으니 꾹 참고 병원에서 하라는 대로 한 번에 잘하는 게 좋다.
수면마취 진정내시경 진행
비수면은 아무래도 무리겠다 싶어 수면 진정내시경으로 진행되었고, 나중에 진료비 세부내역서를 보니 프로포폴과 미다졸람을 같이 사용했나 보다. 깨어 나오신 뒤에도 좀 어지러워서 비틀거리셨고, 나중에 말씀인데 그때 끝나고 나와서 말을 하긴 했지만 무슨 말을 한 건지 기억이 잘 안 난다고 하신다. 내시경 하나만 해도 끝없이 깊게 걱정하고 또 걱정하는 타입이라 마음을 많이 졸였는데 무사히 마쳐서 다행이다.
진료 결과
약 40분이 지난 뒤 잠에서 깨어난 엄마가 비틀비틀하며 나오셨다. 의자에 앉아 휴식을 취한 후 10분 이내로 진료를 보았다. 대장에서는 용종 3개 발견되어 모두 제거하셨다고 하셨고, 직장에 있던 용종이 선종으로 보인다고 하셨다. 60대 초반이신데 4-5년 전 했던 내시경에서는 용종 하나도 발견되지 않으시다가 이번에 처음으로 용종이 발견되셨다. 1개는 용종 제거 안 하면 암으로 발전할 수 있는 선종이라는 얘기에 이번에 내시경을 보길 참 잘했단 생각이 들었다. 대장에서 발견된 용종은 1cm 미만일 경우 암으로 발전한 확률이 1%, 2cm 이상인 경우 50%까지 확률이 높아진다고 한다.
위는 별 걱정이 없었는데, 위염이 조금 있으시고 약간의 상처가 보여서 조직검사를 보냈다고 하셨다. 수축성 위염이라고 위 내부가 주름이 잘 져있어야 하는데 평평하게 주름이 펴있는 것으로 보아 헬리코박터균이 있는 것 같다고, 이 역시 조직검사를 보냈다 하셨다. 조직검사라는 말에 덜컥 겁이 날 수 있지만 요즘은 위에서 조그만 상처 하나만 발견해도 다 조직검사를 보낸다고 하니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도 조금은 걱정을 덜으셔도 좋을 것 같다. 증상 없이 발견된 상처나 용종은 암이라고 하더라도 초기일 것이며, 위암 완치율도 높고 예후도 좋다고 하니 발전된 의학기술을 믿고 걱정하는 큰 일은 대부분 없을 거라고 마인드 컨트롤을 하시라고 권해드린다. 아무튼, 조직검사 결과는 일주일 후에 나오니 그때 내원하라고 하셨다.
대장 용종 제거 후 관리
용종을 제거하면 대장에서 출혈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음식으로 자극을 주지 않도록 조심하여야 하고, 가스를 주입하여 대장에 길을 만들어서 내시경을 보기 때문에 가스로 인한 복부 불편감, 팽창감이 있을 수 있다고 한다. 온열팩으로 배를 따뜻하게 해 주면 가스배출에 조금 도움이 되는 것 같았다. 제거 후 대변에 피가 섞여 나오는 건 소량은 경과를 관찰 하고, 심각한 정도는 내원을 해야 한다. 3일간 제대로 음식을 못 먹어선지 엄마가 많이 배고파하셨다. 죽을 조금 먹어도 배고파하셔서 마음이 아팠지만 계속 조심하라고 주의를 드렸고 다음날부터는 일반식으로 편하게 드셨다.
조직검사 결과
일주일 후 조직검사 결과, 선종으로 보신 용종은 역시나 선종이었다고 한다. 위에 있던 작은 용종은 상처가 아물면서 생긴 용종이고, 헬리코박터균이 검출되었다고 하셨다. 2주 정도 약을 먹으면 제균이 가능하다고 하는 균인데, 위암 위험성을 높이는 요소라 치료하는 게 좋다고 알려져 있다. 약이 항암약의 전단계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독한 항생제라서 많이 힘들 수 있다고 한다. 제균 치료에 대한 글은 나중에 따로 포스팅해야겠다. 원장님이 엄마가 하시는 말씀 잘 들어주시고 편안하고 친절한 말투로 진료를 잘 봐주셔서 엄마가 마음에 드셨던 것 같다.
비용 및 보험청구
비용은 총 28만 8천 원가량이 나왔다. 위대장 내시경을 수면 진정으로 한 가격과 용종 제거, 조직검사비까지 모두 합한 비용이다. 가입해 놓으신 보험금을 청구하였는데 가입하신 지 아직 1년이 되지 않아 50%만 받을 수 있다고 하셨다. 보험청구에 필요한 서류는 수술확인서와 진료비 세부내역서이다.
대장에서 선종이 발견되었고 장 청결이 잘 되지 않아서 큰 혹은 모르겠지만 작은 걸 놓쳤을 수 도 있다고 1년 뒤에 다시 내시경을 보자고 하셨다. 잊지 않고 계속 내시경을 잡아드려야겠다. 걱정했던 수면 마취도 잘 끝냈고, 용종 제거에도 별다른 특이 사항이 없었으니 다행이다. 지금은 헬리코박터균 제균 치료를 받고 계신데 악명 높은 독한 약이라는 소문에 비하면 잘 해내고 계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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